
수익 배분 7:3보다 먼저 봐야 할 5줄 — MCN 계약서에서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인플리 팀
2026. 9. 17.
이 글은 협찬 계약을 다루지 않습니다. 브랜드와 한 건씩 맺는 캠페인 계약은 따로 다룬 주제예요. 여기서 다루는 건 매니지먼트 계약 — MCN이나 소속사와 맺는, 여러분의 활동 전반을 묶는 계약입니다.
제안이 오면 대부분 수익 배분율부터 봅니다. "8:2면 괜찮은 건가?" 하고요. 그런데 실제로 크리에이터에게 문제가 되는 조항은 대개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배분율은 나쁘면 손해를 보는 정도지만, 아래 다섯 줄은 잘못 걸리면 몇 년을 묶입니다.
먼저 — 배분율이 왜 후순위인가
배분율은 비교하기 쉬워서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7:3과 8:2는 누가 봐도 후자가 유리하죠.
그런데 배분율은 협상 가능한 항목이고, 시간이 지나면 재협상도 됩니다. 반면 계약 기간이나 전속 범위는 한 번 서명하면 계약 종료까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배분율은 "얼마를 덜 받느냐"의 문제고, 아래 다섯 줄은 "무엇을 못 하게 되느냐" 의 문제입니다. 후자가 훨씬 비쌉니다.
그리고 배분율을 볼 때도 숫자만 보면 안 됩니다. 무엇의 배분인지가 먼저예요.
| 배분 대상 | 확인할 것 |
|---|---|
| 광고·협찬 수익 | 세전인가 세후인가, 제작비 차감 전인가 후인가 |
| 플랫폼 정산 수익 | 유튜브 애드센스까지 포함인가 |
| 커머스·공구 수익 | 매출 기준인가 정산액 기준인가 |
| 직접 수주한 건 | 내가 따온 건도 배분 대상인가 |
| 2차 수익 | 굿즈·출연료·강연까지 포함인가 |
"내가 직접 따온 건도 배분 대상인가" 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여기가 애매하게 적혀 있으면, 계약 전부터 알고 지내던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수수료를 내게 됩니다.
1줄 — 계약 기간
확인할 것: 몇 년인가, 그리고 자동 연장 조항이 있는가.
가장 흔한 함정이 자동 갱신입니다.
"계약 만료 30일 전까지 서면으로 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 동일 조건으로 1년 연장된 것으로 본다."
이 문장이 있으면 날짜를 놓치는 순간 1년이 더 갑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날 달력에 "만료 60일 전" 알림을 걸어두세요.
| 기간 | 판단 |
|---|---|
| 1년 | 🟢 첫 계약으로 적정 |
| 2년 | 🟡 조건이 좋다면 수용 가능 |
| 3년 이상 | 🔴 첫 계약으로는 길다 |
| 자동 연장 있음 | 🔴 갱신은 서면 합의로만 되도록 수정 요청 |
첫 계약은 짧을수록 좋습니다. 서로 안 맞는다는 걸 아는 데 1년이면 충분하고, 잘 맞으면 재계약하면 됩니다. "길게 가야 제대로 투자한다"는 설명은 대개 회사 쪽 사정입니다.
2줄 — 전속 범위
확인할 것: 무엇에 대해 전속인가.
"전속"이라는 단어 하나에 범위가 다 담기지 않습니다. 세 축으로 쪼개서 확인하세요.
| 축 | 질문 | 위험 신호 |
|---|---|---|
| 채널 | 어느 채널이 대상인가 | "현재 및 장래 개설하는 모든 채널" |
| 활동 | 어떤 활동이 대상인가 | "일체의 연예·창작 활동" |
| 플랫폼 | 어느 플랫폼인가 | 플랫폼 명시 없이 포괄 |
"장래 개설하는 모든 채널" 이 특히 위험합니다. 계약 후에 취미로 만든 세컨 채널, 완전히 다른 주제의 새 채널까지 전부 묶입니다. 범위는 계약 시점에 존재하는 특정 채널로 한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일체의 창작 활동"도 마찬가지예요.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때도 허락과 수수료가 따라붙습니다.
수정 요청 예시 문구
포괄 조항을 좁히는 건 흔한 협상이고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 "모든 채널" → "별지에 기재된 채널"
- "일체의 활동" → "숏폼 콘텐츠 제작 및 이에 관한 브랜드 협업"
- 신규 채널 → "사전 서면 합의로 편입"
3줄 — 채널 소유권과 계정 접근
확인할 것: 채널 계정의 명의와 로그인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
이건 다섯 줄 중 가장 치명적입니다. 다른 조항은 나쁘면 돈을 잃지만, 이건 채널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확인할 항목입니다.
- 채널 계정 명의가 본인 앞으로 되어 있다
- 계약 중 회사가 계정에 접근하더라도 소유권은 본인임이 명시돼 있다
- 계약 종료 시 계정·비밀번호·연동 해제가 즉시 이뤄진다고 적혀 있다
- 회사가 만든 채널에 합류하는 구조라면, 종료 시 처리 방식이 적혀 있다
- 콘텐츠 원본·저작권의 귀속이 명시돼 있다
특히 회사가 개설한 채널에 출연하는 형태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경우 채널은 회사 것이고, 계약이 끝나면 여러분은 빈손으로 나옵니다. 그게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조건을 알고 들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보수는 훨씬 높아야 정당합니다.
계정 명의만큼은 양보하지 마세요. 여기를 넘기면 나머지 조항은 협상력이 사라집니다.
4줄 — 해지 조건
확인할 것: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가 드는가.
들어가는 조건만 보고 나오는 조건을 안 보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 확인 항목 | 안전한 형태 | 위험한 형태 |
|---|---|---|
| 중도 해지 가능 여부 | 사유 있으면 가능 | 불가 또는 회사만 가능 |
| 위약금 산정 | 정액 또는 잔여 기간 비례 | "예상 수익의 N배" |
| 통지 기간 | 30~60일 | 180일 이상 |
| 해지 후 경업 금지 | 없거나 3개월 이내 | 1년 이상 |
| 해지 후 채널 활동 | 자유 | 일정 기간 활동 제한 |
"예상 수익의 2배" 같은 위약금 조항이 가장 위험합니다. 금액이 특정되지 않아 분쟁 시 예측이 불가능하고, 실무에서는 이 조항 자체가 협상 카드로 쓰입니다. 위약금은 금액이 숫자로 특정되도록 요청하세요.
경업 금지 조항도 확인하세요. 해지 후 1년간 다른 회사와 계약할 수 없거나, 아예 활동을 못 하게 되어 있으면 사실상 채널을 접으라는 뜻입니다.
5줄 — 활동 의무
확인할 것: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안 하면 어떻게 되는가.
여기는 반대 방향의 함정입니다. 회사가 무엇을 해주는지는 보는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안 봅니다.
- 최소 업로드 편수 (주/월 단위)
- 회사가 배정한 캠페인 수락 의무 여부
- 일정 참석 의무 (촬영, 행사, 미팅)
- 콘텐츠 사전 검수 의무
- 활동 중단·휴식 시 처리
"회사가 제안한 캠페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는 조항을 조심하세요. 내 채널 톤과 안 맞는 제품, 경쟁사 제품, 부담스러운 카테고리를 거절할 권리가 없어집니다. 거절권은 크리에이터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리고 최소 업로드 편수는 현실적인지 따져보세요. 주 3편을 의무로 걸어두고 미달 시 위약이 걸리면, 아프거나 번아웃이 왔을 때 계약 위반 상태가 됩니다.
실제로 얼마를 내는지 계산해보기
배분율이 후순위라고 했지만, 계산은 한 번 해보셔야 합니다. 퍼센트로 보면 감이 안 오고 연간 금액으로 바꾸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가정]
월평균 협찬 수익 280만원
월평균 플랫폼 수익 90만원
월평균 커머스 수익 60만원
──────────────────────────
월 총수익 430만원 · 연 5,160만원
[A안 — 협찬만 8:2]
수수료 = 280만 × 20% × 12 = 672만원/년
[B안 — 전체 수익 8:2]
수수료 = 430만 × 20% × 12 = 1,032만원/년
A안과 B안 차이 = 360만원/년
같은 "8:2"인데 연 360만원이 갈립니다. 배분 대상 범위가 배분율보다 금액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확인할 게 있습니다. 제작비 처리입니다.
[제작비 차감 전 배분]
협찬비 300만 − 제작비 50만 = 250만이 배분 대상
크리에이터 몫 = 250만 × 80% = 200만원
※ 제작비를 회사가 부담하는 구조
[제작비 차감 후 배분]
협찬비 300만 × 80% = 240만원
여기서 제작비 50만 본인 부담
크리에이터 몫 = 190만원
문구 한 줄 차이로 건당 10만원이 갈립니다. "제작비는 누가 부담하며, 배분은 제작비 차감 전후 어느 기준인가" 를 계약서에서 찾아 확인하세요. 안 적혀 있다면 그건 빠진 게 아니라 나중에 회사에 유리하게 해석될 여지입니다.
손익분기 질문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연 672만원(또는 1,032만원)어치의 일을, 회사가 실제로 해주는가?
수주 대행, 협상, 계약서 작성, 정산, 세무, 제작 지원을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협찬 제안 연 12건을 대신 따오고 협상까지 해준다면 건당 56만원인데, 이건 꽤 합리적입니다. 반대로 제안은 대부분 본인이 따오고 회사는 정산만 처리한다면, 세무 대리 비용(연 50~150만원)으로 해결될 일에 672만원을 내는 셈입니다.
계약 전 자가 점검표
- 계약 기간이 2년 이하이고 자동 연장 조항이 없다
- 전속 범위가 특정 채널·특정 활동으로 한정돼 있다
- 채널 계정 명의가 본인이고, 종료 시 인계 절차가 명시돼 있다
- 콘텐츠 저작권 귀속이 적혀 있다
- 중도 해지 사유와 위약금이 숫자로 특정돼 있다
- 해지 후 경업 금지 기간이 3개월 이내이거나 없다
- 최소 활동 의무가 현실적인 수준이다
- 캠페인 거절권이 있다
- 배분 대상에 내가 직접 따온 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명확하다
- 정산 주기와 정산 내역 열람 권한이 적혀 있다
- 서명 전 최소 3일 검토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오늘 안에 결정해주셔야 한다" 는 요청은 그 자체로 신호입니다. 제대로 된 계약이라면 며칠 기다려줍니다.
MCN이 필요한 시점인지부터
계약서를 잘 읽는 것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게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가.
| 상황 | MCN 효용 |
|---|---|
| 협찬 제안이 안 옴 | 🟡 제안을 늘려줄 수는 있으나, 직접 제안 쪽이 빠를 때가 많음 |
| 제안은 오는데 협상·정산이 버거움 | 🟢 실질적 도움 |
| 세금·계약 처리가 어려움 | 🟡 세무 대리인으로 해결 가능한 영역 |
| 콘텐츠 제작 인력이 필요 | 🟢 제작 지원이 실제로 있는 곳이라면 |
| 해외·방송 진출을 원함 | 🟢 네트워크가 실제 강점 |
"제안이 안 와서" 가 이유라면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제안이 안 오는 원인이 프로필·미디어킷·발견 가능성에 있다면, 그건 계약 없이도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중간 단계 없이 직접 만나는 경로가 넓어졌기 때문에, 예전만큼 소속이 필수는 아닙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수정 요청하면 계약이 깨지지 않을까요?" 정상적인 회사는 수정 요청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오히려 한 글자도 못 고친다고 하는 곳이 위험 신호예요. 모든 조항을 다 고치려 하지 말고, 위 다섯 줄 중 채널 소유권과 전속 범위 두 개에 집중해서 요청하세요.
"변호사 검토를 받아야 하나요?" 계약 기간이 2년을 넘거나, 전속 범위가 넓거나, 위약금이 특정되지 않았다면 받는 게 좋습니다. 비용은 보통 수십만 원 선이고, 3년짜리 계약의 리스크에 비하면 작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무료 상담을 먼저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 서명했는데 조항이 불리합니다." 먼저 계약서 전문을 다시 읽고, 만료일과 갱신 거절 기한부터 확인하세요. 그리고 회사와 대화를 시도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관계가 유지되는 상태에서의 조건 변경이 소송보다 훨씬 쌉니다. 그게 안 되면 전문가 상담으로 넘어가세요. 서명했다고 모든 조항이 유효한 것도 아닙니다. 지나치게 불공정한 조항은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매니지먼트 계약은 파트너를 고르는 일이지 구원을 받는 일이 아닙니다. 회사가 무엇을 해주는지만큼 내가 무엇을 못 하게 되는지를 보셔야 해요. 그리고 계약 없이도 브랜드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경로가 있다면, 선택지는 더 넓어집니다. 인플리는 광고주와 크리에이터가 중간 대행 없이 직접 조건을 확인하고 협업하는 숏폼 플랫폼이라, 소속 여부와 무관하게 캠페인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안서를 받으셨다면, 서명 전에 위 다섯 줄부터 형광펜으로 표시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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